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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결혼식 다녀와서...저 흉 좀 볼게요
멘붕스토리 > 상세보기 | 2020-01-10 14:46:37
추천수 1
조회수   61

글쓴이

김예림

제목

친구 결혼식 다녀와서...저 흉 좀 볼게요
내용
 5년전, 제 친구랑 그 남편은 여행갔다가 우연히 만났어요.

당시 남자는 다른 나라에서 학교다니는 중이었는데, 거기서 거의 동거하다시피 밥도 챙겨주고 헌신하는 연상의 여자친구가 있었어요.

제 친구는 당시에 '우연히 만났는데 말 잘 통하는 친구'이랍시고 계속 연락하고 지내더니

하루는 그 남자네 국가에 여행간다 하더라고요. 남자네집 마루에서 일주일 먹고 자고, 남자가 투어도 시켜주고 했어요.

다녀와서는 우리는 친구일 뿐인데 걔 여자친구가 표정이 안좋더라 이상하다 왜 친구를 질투하냐 

헛소리 하더라고요.

저도 뭐.. 그여친이 얼마나 속이 부글거릴지 이해가 갔지만 아직 결혼한것도 아니고 다들 싱글이고, 내 친구가 개념이 없구나 하고 말았죠.

, 저도 입바른소리는 할수있을 정도로 친한 사이라서... 매번 돌직구는 던졌어요. 내가 여친이면 아마 니 머리끄댕이 잡고 싶을거 같다고.

 

그 남자는 학교졸업하고 또 다른 제3 국가로 가서 일을 시작했어요. 여친이랑은 롱디하던 상태.

그때도 제 친구가 또 비행기표 끊어 그 남자네 국가에 놀러가서 그집에서 며칠 푹 쉬다가 왔어요.

당시 제 친구는 미국에서 엄청 외로워하면서 어디 남자없냐고 엄청 결혼하고 싶어했고

하여튼 제 눈에는 대놓고 꼬리치는게 눈에 보이는데 자꾸 본인은 아니라고, 걔는 여친도 있고, 우리는 쿨한 친구사이라고 -.- 

저는 그 남자도 되게 별로라고 생각한게.. 여친네 집에서는 여친이 벌써 30대 중반이니까 얼른 결혼할거 아니면 놔주라고 난리가 났대요. 오래 사궜으니까. 근데 직업적으로 안정되면 결혼하겠다고 안놔주고, 그러면서 제 친구는 우정이고 친구랍시고 계속 여행오면 받아주고 연락하고... 잘은 모르지만 당시 여친이 끊으라고 난리치지 않았겠어요? 지지리도 못난놈.

 

결국 작년에 그 남자가 미국에 직장이 돼서 우리 도시로 왔어요.

당연한 수순? 제 친구가 신나서 집 얻는거에서부터 다 따라다니며 도와주더니.. 이 기간동안 저도 친구를 만나기가 힘들더라고요 연락도 안될 정도...

몇개월만에 6년 사귄 여친 버리고 바로 제 친구랑 사귀기 시작했어요.

예정된 일이죠.

그리고 1년도 안돼서 저번주에 결혼했네요. 그 여친은 개밥의 도토리 됐고.

, 너무너무 결혼하고 싶던 제 친구 소원 이뤘어요

 

솔직히 여기까지도 그냥 친구라하고 넘어갔어요. 제가 뭐 결혼하는데 보태준것도 아니고

상도덕은 아니지만 아직 결혼안한 애들이... 남한테 상처주고 끼리끼리 결국 만나는구나 뭐 불법은 아니니까.

의외로... 오래 사귄 여친 놔두고 바람나서 바로 결혼하는 일이 주변에 많고.. 뭐 이상적이진 않지만 옳고 그른걸 떠나서 사람 살다보면 있을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얼굴도 못본 그 여친은 제가 걱정할건 아니지만 쓰레기 버렸다 생각하고 더 좋은 사람 만나 잘살겠죠

제 친구랑 이 남자는 또 인연이니까 여기까지 온거겠죠

 

근데 적어도 자기들 스토리를 미화하는 건 아니지 않아요?

 

결혼식장에서 주례없이 서로 편지 읽어주는데

제 친구가 편지에

"너를 우연히 처음 만난 날... 나는 너를 처음 본 순간 가슴이 쿵 내려앉았고 햇빛이 걸어들어오는줄 알았다.. 그날은 시험도 망치고 충동적으로 여행을 떠난 날이었는데 우리는 운명이 되려고 거기서 만났고.. 어쩌고 저쩌고...." 

 

남자가 내내 여친 있었던거는 쏙 빼놓고, 둘이 사실은 처음부터 운명처럼 사랑하고 있었는데... 국가가 달라서 서로 마음을 못전하고 빙빙 돌아.. 이제서야 함께하는 것처럼... 편지를 읽으면서 펑펑 우는데....

하객으로 온 미국친구들도 다들 너무 뷰티풀하고 운명적인 스토리라고 같이 눈물 흘리고....

 

이 모든 전말을 다 아는 저만 시니컬해져서 표정관리하느라 혼났어요. 진짜 기가 막혀서...  

제가 엄청 나쁜 친구라 그런가요?

사실 사귄다할때도 아주 조심스럽게, 친구 관계 깨질거 무릅쓰고 한마디만 했었거든요. 나는 그 남자가 우유부단해서 좀.. 걱정된다고.

당연히 제가 한 이야기 상관안하고 결혼할줄 알긴 알았지만요.

 

저는 평생 그 부부 앞에서, 아니 누구 앞에서도 과거 이야기 안할거에요.

여기서 생판 모르는 사람들한테라도 대나무숲처럼 털어놓고 말려고요

그 부부는 어차피 한국친구가 저밖에 없어서 미씨에 적어도 그친구 아무도 몰라요.

어디라도 흉 안보면 너무 답답할거 같아서...

저는 이 스토리 심지어 제 남편한테조차 말 안했거든요. 남편이 앞으로 그 부부 만날때 색안경끼고 볼까봐 조심스러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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