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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한인이민자 사이에 뜨는 스시점·모텔, 지는 편의점
[더,오래] 주호석의 이민스토리(11)
이민_교육 뉴스 > 상세보기 | 2018-05-19 08:31:21
추천수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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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터

주호석 (info@happykorea.ca) 기자

기사출처

중앙일보
내   용

최근 들어 캐나다 이민자의 주된 사업영역이라 할 수 있는 스몰비즈니스가 갈수록 위축되고 있습니다. 대기업이 소자본 비즈니스 영역까지 자꾸 침투해오는 데다, 스몰비즈니스를 소유하고 있던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은퇴하면서 사업을 아예 접는 추세이기 때문입니다.
 
10년 넘게 지속된 부동산 경기 호황으로 여기저기 재개발이 이뤄지면서 대형 상가가 들어서면 대기업 소유의 대형 상점이 들어서는 게 보통입니다. 이는 주변에 있던 스몰비즈니스에 타격을 입히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무엇보다 가격경쟁력이 뒤지는 스몰비즈니스가 대기업과 경쟁에서 살아남기란 쉽지 않지요.
 
이런 스몰비즈니스 위축 현상은 한인 이민사회도 예외가 아닙니다. 한인 비즈니스의 경우 일반 캐나다인 스몰비즈니스보다 훨씬 더 여건이 악화하고 있습니다. 
 
우선 캐나다 정부의 이민정책 방향 전환이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영주권 취득조건 중 영어 능력에 큰 비중을 두는 정책을 채택하면서 신규 한인 이민자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또 조기 유학 붐의 퇴조와 함께 한인 경제의 큰 축을 담당했던 유학생가족의 소비가 크게 위축돼 한인 비즈니스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젊은 층 신규 한인 이민자 급증

또 최근 들어 신규 한인 이민자의 연령대가 크게 낮아지면서 사업보다는 취업하는 이민자가 늘고 있는 것도 위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한국에서 제법 오래 직장생활이나 사업을 하던 50대 전후의 사람들이 주로 이민을 왔으나 요즘 들어서는 캐나다 유학경력자를 비롯해 젊은 층이 신규 이민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젊은 층 이민자는 취업하기가 비교적 용이하기 때문에 사업에 큰 관심을 두지 않을뿐더러 사업을 시작하려면 어느 정도의 목돈이 필요한데 그럴 여유가 별로 없는 게 현실입니다.
 
브리티시 컬럼비아(BC)주 한인실업인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협회 회원 업체 수가 10여 년 전 2000여 개에서 지금은 그 절반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그런 현상은 BC주 뿐만 아니라 한인 인구가 많은 온타리오주의 경우도 비슷하다고 합니다. 한인이 운영하는 사업체가 많이 감소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오래전부터 한인 이민자가 많이 소유하고 있던 편의점(그로서리)의 경우 불과 5~6년 전만 해도 250여 개가 유지되고 있었으나 지금은 150여 개 미만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식품 및 생활용품 등을 취급하는 편의점은 다운타운 등 번화가는 물론 주택가를 중심으로 그런대로 단단한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었으나, 이제는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점점 밀려나고 있어 사양산업 취급을 받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대형 슈퍼마켓이 오후에 일찍 문을 닫아 밤늦게까지 문을 여는 편의점이 틈새시장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대형 슈퍼도 밤늦게까지 영업을 하고 있어 편의점이 갖고 있던 장점이 거의 사라진 형편입니다. 그나마 다운타운 등 유동인구가 많고 오피스 빌딩이 밀집된 일부 지역에서는 소규모 편의점이 제법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또 한인이 운영하던 편의점의 주인이 바뀌는 경우 예전에는 한인끼리 가게를 사고파는 게 보통이었으나 이제는 한인 인수자는 거의 없습니다. 중국계, 인도계, 필리핀계, 파키스탄계 등 다른 나라 출신 이민자가 사들이는 추세입니다. 편의점 업계에서 한인 주인이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요식업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일반 한식당의 경우 한인 경제가 위축되면서 일부 업소를 제외하고는 상황이 별로 좋지 않습니다. 한식당의 주인이 자주 바뀌는 이유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한류 영향 등으로 중국인을 비롯해 다른 민족 출신 고객이 한식당을 많이 이용하는 추세여서 그런대로 경기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일부 한식당의 경우 중국계 고객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그런 추세는 점점 일반화돼 가고 있습니다.
 
요식업 중 비교적 한인 이민자 사이에서 잘되는 비즈니스가 일식집, 즉 스시(Sushi)레스토랑입니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특히 밴쿠버에는 스시레스토랑이 무척 많습니다. 수백개는 족히 될 것으로 추산됩니다. 아시아계 이민자가 유난히 많은 도시라서 그런지 스시는 동양인, 서양인을 막론하고 인기 있는 음식으로 통하고 있습니다. 스시레스토랑이 많은 것은 그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스시레스토랑 주인의 80%는 한인 이민자

그런데 그 많은 스시레스토랑 주인의 80% 정도가 한인 이민자라는 얘기가 있습니다. 역시 정확한 통계는 아닙니다만 많은 한인이 운영하는 비즈니스 분야임은 틀림없습니다. 문제는 스시레스토랑 숫자가 많다 보니 경쟁이 치열하다는 점입니다. 밴쿠버의 경우 몇몇 스시레스토랑이 여기저기에 분점 형태로 같은 이름의 간판을 내걸고 운영하고 있습니다. 선두 업소가 점점 대형화하고 있습니다.
 
한인 이민자 가운데 모텔을 경영하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모텔은 주로 알버타주 북쪽의 석유 또는 석탄 생산 지역이나 로키산맥 등 관광지 부근에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석유생산 지역의 근로자들이 장기투숙하기도 하고 관광객들이 묵어가기도 하는데 비교적 안정적인 비즈니스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초기에 적지 않은 자금을 투자해야 하는 부담이 있고, 석유 등 자원분야 경기가 침체하면 덩달아 모텔 비즈니스도 불황을 겪는 단점이 있습니다. 경기에 민감한 비즈니스 분야이지요. 또 모텔을 사고파는 과정에서 사기를 당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과 합작형태로 운영하는 투자자들 간에 심한 갈등을 겪는 사례도 종종 보게 됩니다.
 
그동안 10년 넘게 부동산 경기가 호황을 보이면서 개인 비즈니스로 리얼터(realtor), 즉 부동산 중개업에 뛰어든 한인들도 무척 많습니다. 캐나다의 리얼터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자격시험에 합격해 라이센스를 취득해야 합니다. 
 
한국과 다른 점은 리얼터 자격증을 갖고 있어도 혼자가 아니고 부동산 회사에 소속돼 활동한다는 점입니다. 리얼터는 소속 회사에 정기적으로 일정 회비를 내야 하고 거래를 성사시켜 수수료를 받으면 일정 비율은 회사 몫으로 돌아갑니다. 부동산 중개수수료는 매수인은 내지 않고 매도인만 내는 것도 한국과 다른 관행입니다.

부동산 중개업, 과당경쟁으로 수입 많지 않아

리얼터는 초기에 많은 돈을 투자할 필요 없이 시작할 수 있는 개인 사업이지만 경쟁이 워낙 치열해 일부 잘 나가는 리얼터를 제외하고는 수입이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밴쿠버에 1만3000여 명, 토론토에는 무려 4만8000여 명의 리얼터가 활동하고 있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합니다.
 
이들 중 상위 10% 정도의 리얼터가 시장을 거의 장악하고 나머지는 수입이 매우 적다고 합니다. 심지어 회사에 회비를 내기도 벅찬 리얼터가 수두룩 하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이민자들이 관심을 갖는 업종으론 이 밖에도 세탁소, 커피숍, 패스트푸드점 등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도 상황은 대동소이합니다. 주변에서 스몰비즈니스로 돈을 많이 벌었다는 사람보다는 돈도 벌지 못하고 고생만 했다는 사람을 더 많이 보게 됩니다. 이민 와서 스몰비즈니스를 하려면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하고 신중을 기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밴쿠버 한인타운 한인상가. [사진 주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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