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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구의 신 포구기행
도서소개 > 상세보기 | 2018-08-14 15:14:01
추천수 29
조회수   919

제목

곽재구의 신 포구기행

글쓴이

해피도서

저자

곽재구 저

옮긴이

옮김

페이지

368 page

출판사

해냄출판사

출간일

2018.07.29

isbn

9,788,965,746,591
내용

첵소개

상실과 후회, 허무의 그림자들이 일렁이는 수평선 언저리에서

강한 인간의 냄새가 스미어 나왔다

하슬라의 아름다움, 와온 바다의 포근함, 익금의 반짝이는 모래알들…

바다와 땅이 만나는 포구마을, 그곳에서 찾아낸 삶의 아름다움

바닷가 마을을 여행하며 삶의 아름다움을 전해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한 베스트셀러 『곽재구의 포구기행』 출간 이후 15년, 다시 포구마을을 찾은 곽재구 시인이 신작 기행 산문집 『곽재구의 신 포구기행: 당신을 사랑할 수 있어 참 좋았다』를 출간한다. 독재와 억압으로 얼룩진 80년대, 포구마을을 떠돌며 사람들을 만나고 시를 써온 섬세한 시선과 한층 더 깊어진 문장을 담아낸 이 산문집은 시인이 2016년부터 2018년 초까지 월간 ≪전원생활≫에 연재한 글 중 25편을 선별해 엮은 책이다. 10여 년 동안 한국의 촌락과 자연을 카메라에 담아온 최수연이 동행 취재하며 찍은 사진 52컷을 함께 수록했다.

어둠 속에서 램프를 받쳐 들고 환하게 웃는 손님 같은 하슬라(강릉)의 밤바다, 낮고 아늑한 순천의 와온 바다, 모래알들이 하늘로 날아오를 듯 반짝이는 익금 바다 등 시인이 전하는 포구마을의 풍경은 읽는 이의 마음을 정화시키는데, 시인은 자연뿐만 아니라 마을의 불빛, 우연히 만난 포구 사람들의 삶에서도 아름다움을 발견한다. 바닷바람 맞으며 부지런히 일해 자식들을 키워낸 어부와 선장, 귀농하여 학교를 만들거나 동화를 쓰며 새롭게 꿈을 키우는 사내, 머리에 땀수건을 질끈 묶고 웃으며 경운기를 모는 베트남 아낙, 시인이 되고 싶은 아이, “아 몰라요”만 반복하며 수줍게 웃는 스님 등 시인은 사람들에게서 넓고 빛나는 희망을 찾아낸다.

전국 곳곳의 해안, 섬과 만 33곳을 찾아가 풍경과 사람 이야기를 담은 이 산문집에서 시인의 여정은 자유롭고 따뜻하다. 40여 년을 꿈꿔온 격렬비열도 방문이 가능해졌을 때의 여행길에는 가슴 뛰는 설렘이 있고, 이십 대 때 살가운 인연을 맺은 할머니의 흔적을 찾아 떠난 영덕 대게길에는 애틋한 그리움이 묻어난다. 친구의 고향인 군산 째보선창을 걸으며 백합조개를 캐던 친구의 어린 시절을 상상해보거나, 감명 깊게 읽은 동시의 원작자를 찾아 방문한 넙도초등학교에서 오래전의 꿈 하나를 이루기도 한다.

절망뿐이던 이십 대에 처음 땅끝 마을에 들어선 시인은 어스름 속에서 빛나는 푸른 바다와 물살을 힘차게 가르며 떠나는 배들, 하나둘 켜지는 마을의 등불들 속에서 한줄기 희망을 발견한 후 전국의 포구마을을 돌며 시를 쓰기 시작했다. 시인과 포구마을의 깊고 오랜 인연이 담긴 이 산문집은 고단한 삶 속에서 사랑하고 살아갈 힘을 찾는 마음의 여유를 되찾아줄 것이다.


저자소개

곽재구

『곽재구의 포구기행』을 통해 대중에게 한발짝 더 다가선 시인. 이방인의 머리 속에, 고만고만한 배들이 들고나는 포구의 어스름은 스산함이나 적막함으로 각인돼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시인 곽재구는 먹빛 바다를 바라보며 술잔을 돌리는 거친 사내들의 왁자함이나 마치 등대처럼 노란 불빛을 밝히고 있는 여염집을 바라보며 어둠을 감싸고 있는 '인간의 따뜻함'을 발견해낸다.

『사평역에서』는 곽재구 시인의 눈에 비친 세상 이야기들로 가난한 냄새가 흠뻑 배어 있다. 암울한 시대를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동명동 청소부, 중동에 간 요리사, 창녀, 선생님, 용접공, 자전차포 점원 등-이 그의 시들의 주인공이다. “송화처럼 탄재가 날리는 용산역에서 새벽 김밥을 팔고” “가까운 고향도 갈 수 없는” 처지에 “일 년 반 동안 세 번을 이사”하기도 하는 그들에게 세상은 고되고 힘겹다. 그러나 그들은 `절망'에 대하여 노래하다가도 “사랑은 가고 누구도 거슬러올라 오지 않는/절망의 강기슭에 배를 띄우며/우리들은 이 땅의 어둠 위에 닻을 내린/많고 많은 풀포기와 별빛이고자 했다.” (「절망에 대하여」)며 희망을 싹 틔운다.

곽재구 시인의 시들은 서정적이고 아름답다. 도시 노동자들의 삶을 노래하면서도 그는 비루한 그들의 삶에 피어 있는 조그만 들꽃을 발견해내는 섬세한 눈을 가지고 있다. 『사평역에서』에서 시작하여 『서울 세노야』에 이르기까지 그는 현실에서 억압 받는 삶에 대하여 서정적으로 노래해왔다. 80년대를 노래한 시들은 많다. 80년대를 겪은 이들에게 분노는 `근본 감정'이다. 그 분노를 비판 의식으로 끌어내 새로운 힘을 만들어내야 사회는 변화할 수 있을 것이다. 80년대를 노래했던 많은 시들은 그저 분노에 찬 절규와 외침으로 끝나버리기도 했다. 이러한 때 곽재구 시인의 시들은 신선한 충격이었을 것이다. 그의 분노는 아름다운 시어들을 통해 가슴에 와닿았기 때문이다.

남루한 현실, 힘겨운 현실을 노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시들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이유는 아마도 `사랑' 때문일 것이다. 그는 근본적으로 현실과 세상을 사랑하고 있다. 그에 대한 사랑으로 인해 그는 어쩌면 더 심한 가슴앓이를 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사람이 사람을/사랑할 날은 올 수 있을까/미워하지도 슬퍼하지도 않은 채/그리워진 서로의 마음 위에/물 먹은 풀꽃 한 송이/방싯 꽂아줄 수 있을까......”(「바닥에서도 아름답게)). 『...(하략)


목   차

작가의 말

1부 엄마 덕에 늘 사람이었다

“엄마 덕에 나는 늘 사람이었다” - 기벌포 가는 길/ 지상의 모래알들 금빛으로 날아오르네 -거금대교, 연홍도, 익금/ 꿈속에 속눈썹을 두고 왔어, 찾으러 갈까 -격렬비열도/ 바람 많이 불고 폭풍 치는 날 여행 떠나고 싶었다 -서귀포 보목포구/ 천년 동백숲 속에 숨은 이상향 -두미도를 찾아서/ 세월이 흘러도 홀로 여행을 하는 인공지능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비금, 도초에서/ 작은 별들이 서로의 살을 만져주는 백사장이 있었다 -화진포에서/ 세월은 가끔 인간의 등을 두드리기도 하지 -칠산바다의 포구마을을 찾아

2부 열렬히 사랑하다 버림받아도 좋았네

가을 햇살과 차 향기의 바다를 따라 걸었네 -구강포에서/ 이 시를 몰라요, 너를 몰라요, 좋아요 -전등사에서 미법도로 가다/ 사랑해야 할 세상이 지구 어딘가에 있다 -묵호/ 보고 싶고 만지고 싶은 그리운 사람들의 추억 -팽목에서/ 열렬히 사랑하다 버림받아도 좋았네 -목포는 항구다/ 하슬라, 이제 램프를 켤 시간이오 -등명 가는 길/ 당신, 오늘 하루도 잘못 살았지요? 힘내세요! -밀금길 지나 삼천포에 들다/ 아이들의 시에서 만난 13년 만의 인연 -넙도에서/ 나의 외로움이 너를 부를 때 -조천에서 마두포로 가다

3부 당신을 사랑할 수 있어 참 좋았다

나무가 물고기를 만난 날이 있었다 -벽련포 가는 길/ 아들 내외가 오면 쓰는 방이 있으니 하룻밤 자고 가오 -영덕 대게길을 따라서/ 당신과 나는 오래전에 만난 나무와 못인지 모른다 -여자만을 지나 장수만에 들어서다/ 채석강 지나 적벽강 노을길에 들다 -격포에서/ 인간의 시간들 하늘의 별자리처럼 빛날 때 -바람의 언덕 가는 길/ 먼 곳에서 친구가 찾아와 함께 걸으니 참 좋았다 -장도에서/ 하얀 몽돌밭을 맨발로 천천히 걸으세요 -송이도...(하략)


출판사 서평

책속으로

포구마을에 불빛이 하나 둘 켜지기 시작합니다.
저기는 화포, 저기는 창산, 저기는 여자도, 저기는 장도, 저기는 봉전. 불빛들을 하나씩 헤아리는 동안 내 마음 안에도 불빛들이 하나씩 켜지지요. 불빛들은 물 위에 길고 반짝이는 그림자를 남깁니다. 시를 쓰며 살아온 동안 갈등과 번민에 휩싸인 순간 많았지요. 시가 밥이 될 수 있는가. 혁명이 될 수 있는가. 노래와 춤과 사랑이 될 수 있는가. 이 모든 것에 대해 알 수 없었지요. 통장의 잔고를 털어 다른 나라를 떠돌기도 했지만 답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였습니다. 터벅터벅 걸어 어느 땅끝 마을에 이르러 작은 배들이 물살을 힘차게 가르며 포구를 떠나는 모습을 보았지요. 저녁이 되면 배들은 돌아왔고 선창에서 기다리던 식구들이 리어카에 그날 잡은 물고기를 싣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마을은 작은 등불들을 켜고 이들을 안아주었지요.
포구마을의 불빛들이 생일초의 불빛 같습니다.
생의 어느 신 하나는 내게 이 포구마을의 불빛들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을 선물로 주었습니다. 이 시간들 속에서 나는 위로받고, 갈망뿐인 나의 시가 더 좋은 인간의 세상으로 나아가는 작은 물살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꿈을 꾸게 됩니다. 와온에 노을이 꽃핍니다. 하늘과 땅이 함께 아름다운 색 도화지가 됩니다. 다시 새로운 생의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없이 평범하고 누추하면서도 꿈이 있는 새로운 시를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작가의 말」중에서

세월이 흘러 아이는 태어나고 자란 바닷가 마을로 돌아왔다.
전라북도 군산시 해망동. 치매 걸린 엄마와 마지막 3년을 함께 보내고 어찌어찌 혼자가 되었다. 오늘 나는 삼십 몇 년 만에 그의 바닷가 집을 찾았다. 나무 기둥에 황토를 채운 집이었다. 내비게이션에 주소를 입력하고 찾아갔는데 신기하게도 차는 그의 집 앞에 멈춰 섰다. 대문도 없고 쥐똥나무들이 어울려 자라는 마당은 풀로 가득했다. 어릴 적 바다가 훤히 보이던 집 앞엔 상가와 건물 들이 들어섰지만 아이는 이 집에서 편안해 보였다. 두 개의 방 중 하나는 책이 가득하다. 나이 든 아이가 저녁 밥상을 차려준다. 미더덕을 넣은 백합국이 시원하다. 아이는 술안주로 꽃게찜을 내온다. 며칠 뒤면 꽃게 금어기라서 수산시장에 들렀네. 맥주 한 잔을 마시며 아이는 내게 “엄마 덕에 나는 늘 사람이었다”고 얘기했다. ---「“엄마 덕에 나는 늘 사람이었다”: 기벌포 가는 길」중에서

해가 지는 시간 익금에 이릅니다.
익금의 한자가 어떻게 되는지 알지 못합니다. 내 마음속에서는 ‘翼金’입니다. 이십 대에 처음 이 바닷가에 이르렀을 때 마음 안에 절망 외에는 없었지요. 독재자가 있었고 노동자들이 무차별로 끌려가거나 스스로의 몸에 불을 붙였지요. 최루가스에 쓰러지고 감옥소에 가거나 군대에 끌려가는 청년들에게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길 것이 없었습니다. 그때 익금에 와서 저녁노을에 반짝이는 바닷가 모래알들을 보았지요. 저녁놀이 붉게 빛나고 한순간 모래알들이 모두 날개를 펴고 하늘로 올라가는 것이었습니다. 이내 바다가 파란 어둠에 물들고 하늘에 별들이 치렁치렁 피어나고 술렁였지요. 사노라면 세월이 주는 선물이 낯설게 느껴지지만 않는 시간들이 우리를 찾아옵니다. 길은 따스하고 바람은 부드럽고 동무들과 어깨동무를 하고 노래를 부르는 시간이 곁에 오지요. 27번 길의 끝. 마음속의 노래가 저녁 바다의 수면 위로 피어오릅니다. ---「지상의 모래알들 금빛으로 날아오르네: 거금대교, 연홍도, 익금」중에서

바다로 난 창이 큰 민박집에 들어섰다. 할머니가 물메기탕에 저녁을 차려준다. 무를 숭숭 썰어 넣은 물메기탕이 시원했다. 올핸 물메기가 귀해 열 마리 한 축에 25만 원이 나간다고 한다. 민박집 장사는 여름 한철이야. 요즘은 산나물을 캐지. 어젠 머위를 8킬로그램 캤어. 1킬로그램에 만 원 받았지. 사흘 전엔 만 오천 원 받았어. 술술 풀어지는 할머니의 말이 신기했다. 한나절 나물을 캐면 십만 원 벌이가 된다는 것이니 웬만한 도시 노동자의 일당 부럽지 않다.
밤새 창을 열고 파도소리를 들었다. 바람이 슬몃 불어오면 매화꽃 향기가 조용히 다가왔다. 인생에서 내게 제일 행복한 시간 중의 하나는 밤의 섬마을에서 파도소리를 들으며 잠드는 것이다. 하룻밤 내내 파도소리를 듣고 일어난 아침이면 마음 안의 텅 빈 공간들이 알 수 없는 꿈으로 채워지는 걸 느낀다. ---「천년 동백숲 속에 숨은 이상향: 두미도를 찾아서」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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