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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정의를 지키는 사람들
생생육아정보 > 상세보기 | 2019-03-21 19:39:30
추천수 6
조회수   665

글쓴이

베이브트리

제목

일상의 정의를 지키는 사람들
내   용
 다엘의 생일인 지난 토요일,

아빠와 만나서 맛있는 걸 먹기로 했던 다엘이
고열과 배탈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방학을 한 후 너무 심하게 놀았던 탓이다.
병명은 ’더위먹음’.

 

아무 데도 못 가고 끙끙 앓다가
좀 나아져서 친척들과 생일파티를 하기로 한 날,
이번엔 사촌누나가 비슷한 증상으로 아프면서
약속이 또 무산되었다.
상심한 다엘은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않고
눈물을 글썽이며 소파에 누워 있었다.

 

고민하던 나는 지인들에게 
다엘의 생일 축하 메시지 전송을 부탁하기로 했다.
카톡방에 사연을 전하고 다엘의 폰 번호를 남겼더니
순식간에 따뜻한 메시지들이 속속 도착하기 시작했다.
다정한 편지 같은 축하문자와 함께
귀여운 아기 사진, 강아지와 함께 찍은 가족사진,
급기야 아이스크림 쿠폰과
팥빙수 쿠폰 등 선물 메시지까지….

 

입이 귀에 걸린 다엘은 감사문자를 보낸 후
주소록에 이름들을 정성껏 저장했다.
그들 대부분이 다엘을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으나
아이의 다친 마음을 외면하지 않았다.

 

그들은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운영진의 부당한 처사에 반기를 들었다가 
강퇴, 즉 쫓겨난 전력을 가진 이들이었다.
한 마을이 아이를 키운다더니
‘강퇴 이모’들이 다엘을 키운다는 말이 나와 웃으며 공감했다.

 

주변에서 흔히 보는 일 중 
온라인 카페의 회원 숫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때
초기의 순수했던 목적이 아닌 사심이 생기는 경우가 꽤 있다고 한다.
일종의 권력이 형성되면서 아무 제한 없이 이를 행사하는 것이다.
최근에 식당이나 카페를 돌아다니며 공짜 서비스를 강요하는
지역 맘카페 운영진이 있다는 사실도 이런 현상의 한 단면일 것이다.

 

우리 모임도 첫 출발은 
사회 편견을 없애고 아이들을 잘 키우자는 데서 비롯됐으나
다른 목적이 끼어들기 시작했다.
이에 반발하는 이들에게 돌아온 건 강제탈퇴와 활동정지였다.

 

그리하여
사소하지만 사소하지 않은 정의를 외치는 소수자가 양산됐다.
강퇴 이웃들과 나 자신을 위해 다짐을 한다.
현실적으로 지는 싸움에 들어섰을지 모르지만
우리의 발자국 하나하나가 헛된 게 아니라고.
지금의 일상이 쌓여서 소중한 역사가 될 테니
우리가 함께 하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자고.

 

극히 일부만 누릴지도 모르는 잔칫상 앞에서
아픈 가시처럼 바른 소리를 할 수 있도록
마음 속 무쇠를 벼리자 생각한다.

 

한편으론 나 또한 그들처럼 욕망에 빠질 수 있는 약한 존재란 걸 
상상해봤다.
만일 같은 시간에 와달라는 두 개의 초대장이 메일함에 도착했다면?
하나는 사회적으로 큰 명예를 주겠다는 초대의 글,
또 하나는 이름없는 소수자의 도움 요청 글,
둘 중 어느 메일을 먼저 열겠는가?
내가 좀더 큰 목소리를 낼 기회를 갖는다면 
더 많은 사회적 약자를 위해 일할 수 있다는 합리화와 함께 
두 번째 메일은 제대로 읽지도 않은 채 삭제할지도 모른다.

 

작은 권력을 손에 쥐고 휘두르는 이들에게서
나 자신의 가장 나쁜 모습을 보는 거라 생각했다.

 

이와 함께 
고인이 된 노회찬 의원의 삶을 마음 깊이 담는다.
큰 그림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일상의 사소함을 전혀 사소하지 않게 여겼던 사람.
참으로 영민하지만 소탈한 미소로 일관했던,
증오나 혐오를 앞세우지 않으면서 일침을 놓았던
그를 보내고
가슴 속이 휑하니 뚫려버렸다.

 

그의 영전에 내 아이와 함께 읽은 그림책을 바친다.
‘나는 죽음이에요’라는 제목으로 북유럽 작가의 작품이다.
책 속에는 ‘죽음’이라는 이름의 소녀 이야기가 펼쳐진다.

 

‘숨이 멈추면 고통스러울까? 아니면 고요할까?
땅에 묻히게 될까? 재가 되면 산바람에 멀리 날아갈까?
아니면 하늘로 올라가게 될까? 다시 태어날 수도 있겠지?
그렇다면 그 끝은 어디일까?
궁금한가요? 내가 알려 줄게요. 
나는 아무런 비밀도 숨기는 것도 없어요.’

 

이런 말과 함께 소녀의 답은 이어진다.
자신(죽음)이 찾아가지 않는다면
생명의 자리도 있을 수 없음을.
삶과 죽음은 모든 생명의 시작과 끝에 함께 한다는 것을.

 

이 책에서 다엘이 꼽은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은,
삶과 죽음이 문을 열면 바로 보이는 가까운 곳에 
늘 함께 있다고 하는 대목이다.

 

나는 죽음이에요1.jpg
» 그림책 중 다엘이 가장 좋아하는 장면

 

“선함은 그토록 취약한 것인가.
악은 끝없이 번성하는가?”
누군가 노회찬 의원의 죽음을 아파하며 탄식했던 말이다.
내 아이의 사소한(?) 아픔을 외면하지 않았던 이웃과 함께
저 아득한 질문에 답을 찾아갈 것이다.

http://babytree.hani.co.kr/?mid=story&page=3&document_srl=317986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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